보이스피싱 전달책, 왜 단순 심부름이 아닌가
구직 사이트에서 본 고수익 알바 공고.
하라는 대로 현금을 받아 전달했을 뿐인데, 어느 날 경찰에서 연락이 옵니다.
혐의는 사기 공동정범.
보이스피싱 전달책이 된 겁니다.
이 상황에서 대부분 같은 생각을 합니다.
나는 전화를 건 적도 없고, 피해자를 직접 속인 적도 없으니 처벌받지 않을 거라고.
결론부터 말하면, 법원의 판단은 전혀 다릅니다.
보이스피싱은 총책, 콜센터, 인출책, 전달책으로 역할이 나뉘는 조직범죄입니다.
전달책은 피해자의 돈이 범죄조직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연결고리입니다.
법원은 이 역할 없이는 범행 자체가 완성될 수 없다고 봅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2025년 판결에서 전달책의 역할이 범행 완성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단순 심부름이었다는 변명이 통하던 시대는 지난 겁니다.
그렇다면 전달책에게 실제로 어떤 법조가 적용되고, 형량은 어느 수준일까요?
전달책에 적용되는 법조와 형량
어떤 법조가 적용되느냐에 따라 형량 차이는 상당합니다.
가장 무거운 경우부터 보겠습니다.
전달책이 사기죄의 공동정범(형법 제347조, 제30조)으로 인정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올라갑니다.
최근 법원은 전달책을 공동정범으로 보는 비율을 높이고 있어, 이 조항이 적용될 가능성을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공동정범은 아니더라도 사기방조죄(형법 제32조)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방조범은 정범보다 형이 감경되지만, 보이스피싱 사건에서는 방조범에게도 실형이 선고되는 것이 현재 기조입니다.
통장이나 카드 등을 전달한 경우에는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가, 전기통신금융사기 자체에 대해서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15조의2(1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범죄수익 3~5배 벌금)가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대포통장 관련 처벌이 궁금하다면 이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초범이고 단순 전달책이라 하더라도 실형이 선고되는 것이 현재의 양형 현실입니다.
2025년 7월 시행된 수정 양형기준은 조직적 사기에 대한 형량을 대폭 상향했고, 피해액이 300억 원 이상인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권고합니다.
그런데 형량 못지않게 중요한 변화가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 판례가 전달책의 법적 지위 자체를 바꿔놓았습니다.
2025년 대법원 판례가 바꿔놓은 것
전달책 사건에서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은 미필적 고의입니다.
쉽게 말해, 본인이 하는 일이 범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계속했느냐의 문제입니다.
과거에는 이 판단이 비교적 엄격했습니다.
대법원 2021도3320 판결에서는 피고인이 정상적인 구인광고를 통해 취업했고, 업무 지시 방식도 범행을 의심할 수준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기도 했죠.
그런데 대법원 2025. 1. 23. 선고 2024도13466 판결이 흐름을 바꿨습니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현금수거책이 범행의 구체적인 방법을 몰랐더라도 사기 범죄의 공동정범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방조범에 머물 수 있었던 사례들이 공동정범으로 격상된 것입니다.
같은 해 6월, 대법원 3부(2024도10141)는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하면서, 미필적 고의를 판단할 때 채용 절차의 비정상성, 업무 방식의 이례성, 보수 지급 구조, 피고인의 경험과 연령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구체적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현금수거책의 미필적 고의 관련 내용은 여기에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판례 변화는 수사 현장에도 곧바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검찰은 전달책을 사기 공동정범으로 기소하는 비율을 높이고 있고, 법원도 같은 기조입니다.
그렇다면 무혐의는 정말 불가능해진 걸까요?
무혐의가 가능한 경우와 그 조건
처벌 기조가 강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무혐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조건이 까다로워졌을 뿐입니다.
무혐의가 인정되려면, 범죄임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이 객관적 증거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법원이 이를 판단할 때 살피는 핵심 요소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①채용 경위가 정상적이었는지, ②업무 지시 내용이 범죄를 의심할 만한 수준이었는지, ③지급받은 보수가 통상적 범위였는지, 그리고 ④피고인의 나이와 사회 경험입니다.
실제로 대법원 2024도9087 판결에서는 만 18세 미성년자가 캔들포장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가 현금수거 업무를 맡게 된 사안에서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사회 경험이 전혀 없었고, 일당도 지나치게 높지 않았으며, 조직원에게 속아 정상적인 업무로 믿었다는 정황이 인정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판결은 2025년 판례 변화 이전의 사안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현재 기준에서 무혐의를 받으려면,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위 네 가지 요소에 해당하는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소명해야 합니다.
첫 경찰 조사에서 진술이 흔들리거나 유리한 증거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무혐의 주장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결국 무혐의든 감경이든, 결과를 가르는 것은 초동 대응의 속도입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행동, 그리고 변호사가 필요한 이유
보이스피싱 전달책 사건에서 골든타임은 첫 경찰 조사 전까지입니다.
① 증거를 보전하세요.
채용 과정의 메시지, 구인광고 캡처, 업무 지시 내역, 급여 이체 기록을 그대로 보관해야 합니다.
텔레그램처럼 자동삭제가 설정된 메신저라면 지금 즉시 스크린샷을 찍어두세요.
이 자료들이 미필적 고의 부재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② 추가 행위를 즉시 중단하세요.
범행 횟수와 피해 금액은 양형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의심이 들었음에도 한 건이라도 더 했다면, 그 시점부터 범행 인식을 자인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③ 형사 전문 변호사에게 연락하세요.
첫 조사에서의 진술은 검찰 기소 방향과 법원 판단 모두를 좌우합니다.
조사를 먼저 받고 나서 변호사를 찾으면, 이미 불리한 진술이 조서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④ 피해 회복에 착수하세요.
피해자와의 합의나 공탁은 양형에서 가장 강력한 감경 사유입니다.
계좌가 정지된 상황이라면 이 글에서 해제 방법을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는 증거 보전 방향을 잡고, 진술 전략을 수립하며, 피해 회복 절차까지 병행합니다.
특히 2025년 이후 공동정범과 방조범의 경계가 달라진 상황에서는, 어떤 법조로 기소되느냐에 따라 형량 차이가 크기 때문에 수사 단계부터 전문가의 조력이 필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보이스피싱 전달책은 몰랐어도 처벌받나요?
A1. 법원은 실제로 알았는지가 아니라, 알 수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이를 미필적 고의라 하며, 채용 절차의 비정상성, 업무 방식의 이례성, 보수 수준, 피고인의 나이와 사회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무혐의를 받기 어렵습니다.
Q2. 피해자와 합의하면 실형을 피할 수 있나요?
A2. 합의는 양형에서 강력한 감경 사유이지만, 합의만으로 반드시 실형을 면하는 것은 아닙니다.
범행 횟수, 피해 규모, 범행 인식 정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피해액 상당 부분을 변제하거나 공탁한 경우 집행유예 가능성이 있습니다.
Q3. 미성년자도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처벌되나요?
A3. 만 14세 이상이면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미성년자는 사회 경험 부족이 미필적 고의 판단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소년법상 보호처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미성년 전달책에 대해서도 처벌 수위가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마무리
보이스피싱 전달책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방어가 어려워집니다.
증거는 사라지고, 공범 진술은 쌓이며, 수사는 자체 논리를 갖춰갑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읽는 것에서 멈추지 마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이현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재판 종결까지 체계적인 변호 전략을 제공합니다.
상황이 급박할수록 빠른 판단이 결과를 바꿀 수 있으니, 고민만 하지 마시고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