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시간만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잊고 싶어하는 기억이므로 생략되었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분명히 안 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데 왜 저를 못 믿고 기계 앞에 앉으라는 건가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떳떳하시면 거짓말탐지기 한번 해보시겠어요?"라는 제안을 받고 혼란에 빠진 상황일 것입니다.
응하자니 내 떨림이 거짓으로 나올까 무섭고, 거절하자니 죄가 있어서 피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밤새 검색창만 두드리고 계실 테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거짓말탐지기는 당신의 진실을 증명해 주는 구원투수가 아닙니다. 때로는 당신의 불안을 유죄로 둔갑시키는 가장 위험한 덫이 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거짓말탐지기를 돌리기 전, 과학적 진술 분석(SCAN) 기법을 통해 당신의 심리 상태를 낱낱이 파헤칩니다.
범죄심리학자와 베테랑 수사관들이 주목하는 것은 화려한 변명이 아니라, 당신이 말하지 않은 것들입니다.
청산가리가 든 음료를 건넨 것으로 추정되는 결정적 시각만 마치 기억상실이라도 걸린 듯 통째로 생략되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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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시간만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잊고 싶어하는 기억이므로 생략되었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실제 국내 '창원 독극물 살해 사건'에서도 피고인은 집에서 출발한 시각 등은 정확히 진술하면서도 정작 범행 시간대의 진술을 생략했다가 진술 분석과 뇌파 검사에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제3자가 관찰하듯 추상적으로 말하거나, 이미 지나온 장면으로 자꾸 회귀하는 진술(암초 효과)을 반복한다면, 수사관은 이를 조작된 시나리오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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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살아있다고 믿는 부모의 입장에서>
내 아이들이 나를 원했고, 필요로 했어요.
이런 식으로 과거 시제를 사용한다면 → 아이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억울하다"며 길게 늘어놓는 정보의 대다수가 중요치 않은 곁다리 정보라면, 수사관은 당신이 핵심을 은폐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거짓말탐지기는 만능이 아닙니다. 우리 대법원(2005도130 판결)이 증거능력을 엄격히 제한하는 이유는 인간의 심리가 기계만큼 단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거짓말탐지기의 검사 결과에 대하여 사실적 관련성을 가진 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으려면, 첫째로 거짓말을 하면 반드시 일정한 심리상태의 변동이 일어나고, 둘째로 그 심리상태의 변동은 반드시 일정한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며, 셋째로 그 생리적 반응에 의하여 피검사자의 말이 거짓인지 아닌지가 정확히 판정될 수 있다는 세 가지 전제요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며, 특히 마지막 생리적 반응에 대한 거짓 여부 판정은 거짓말탐지기가 검사에 동의한 피검사자의 생리적 반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장치이어야 하고, 질문사항의 작성과 검사의 기술 및 방법이 합리적이어야 하며, 검사자가 탐지기의 측정내용을 객관성 있고 정확하게 판독할 능력을 갖춘 경우라야만 그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상과 같은 여러 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에 대하여 형사소송법상 증거능력을 부여할 수는 없다.
우리 대법원은 거짓말탐지기 결과가 법정에 증거로 제출되려면 3개의 연결 고리'가 단 하나도 끊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1단계 심리→생리: 거짓말을 하면 반드시 심장이 뛰거나 땀이 나야 합니다. 하지만 평소에 침착한 사람이나, 반대로 너무 불안한 사람은 이 단계부터 고리가 끊어집니다.
2단계 생리→기계: 몸의 반응을 기계가 '오차 없이' 정확하게 측정해야 합니다. 기계의 노후화나 미세한 오류가 있다면 무효입니다.
3단계 기계→판독: 기계의 그래프를 해석하는 사람이 '최고의 전문가'여야 합니다. 질문이 유도 심문이었거나, 판독관의 주관이 들어갔다면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
이 판례의 핵심은 이 요건을 모두 완벽하게 갖추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형사 재판에서 거짓말탐지기 결과 하나만으로 유죄를 선고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법원은 기계보다 사람의 말과 물리적 증거를 훨씬 중요하게 여깁니다.
만약 수사 단계에서 '거짓' 반응이 나왔더라도, 위 판례에서 명시한 질문의 합리성이나 검사자의 전문성을 파고들면 그 결과를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경찰이 검사를 권유할 때 "떳떳하니까 받겠다"고 덥석 수락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다음의 대응 전략을 반드시 체크하십시오.
질문의 합리성 검토: 수사관이 나를 범인으로 단정 짓고 유도 심문 형태의 질문지를 작성하지 않았는지, 변호인을 통해 질문 내용을 사전 필터링해야 합니다.
심리적 여유 확보: 컨디션이 극도로 좋지 않거나 불안장애가 있다면 검사를 미루거나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무리한 검사 강행은 '거짓' 반응만 부를 뿐입니다.
진술의 일관성 재점검: 검사 전 단계인 진술서 작성에서 SCAN 기법에 걸릴만한 시제 오류나 시간 공백이 없는지 전문가와 함께 복기해야 합니다.
이미 검사를 받았고 '거짓' 판정이 나와 막막하시다면, 다음 2가지를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질문지 공개를 요청하십시오": 수사관이 본인에게 유리한 정황은 쏙 빼고, 죄가 있다는 전제하에 질문을 구성했다면 위 판례에서 말하는 합리성을 잃은 것입니다.
"당시의 컨디션을 기록하십시오": 검사 당일 너무 긴장했거나, 전날 잠을 못 잤거나, 감기약을 먹었다면? 생리적 반응에 의한 정확한 판정이 불가능했다는 논리로 대응해야 합니다.
거짓말탐지기 결과가 '거짓'으로 나오는 순간, 당신의 무죄 입증 난이도는 10배 이상 치솟습니다.
검사는 이를 근거로 구속 영장을 청구할 명분을 찾고, 판사는 당신의 모든 진술을 불신하게 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심호흡 잘하면 된다"는 식의 근거 없는 팁에 당신의 인생을 걸지 마십시오.
지금 당장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당신의 진술 속에 숨겨진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전략적으로 검사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당신의 억울함은 기계의 그래프가 아니라, 논리적인 진술과 법리적인 방어막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많은 분이 "내가 진짜 안 했으니 기계가 알아주겠지"라는 마음으로 홀로 조사실에 들어갑니다.
수사관도 사람입니다. 만약 기계에서 '거짓' 반응이 나오는 순간, 수사관은 당신의 모든 진술을 거짓말쟁이의 변명으로 치부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는 아무리 유리한 증거를 가져와도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됩니다. 변호인은 조사 전 단계부터 개입하여 수사관이 편향된 시각으로 질문지를 작성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거짓말탐지기 질문은 "당신이 죽였습니까?"처럼 단순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교묘하게 설계된 질문들이 당신의 무의식적인 죄책감이나 불안을 건드립니다.
변호인은 수사기관과 협의하여 질문의 범위와 내용을 조절하고,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독소 조항을 제거합니다.
만약 혼자 대응하다가 '거짓' 판정을 받았다면, 그 기록은 평생 당신의 재판 기록에 따라다닙니다.
변호인은 앞서 설명해 드린 대법원의 3가지 요건(심리상태 변동, 생리적 반응, 판정의 정확성)을 꼼꼼히 따져, 해당 검사가 얼마나 부적절했는지 법리적으로 파고들 수 있습니다.
그 결과를 휴지 조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경찰이 거짓말탐지기를 제안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들에게 당신을 기소할 결정적 한 방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밀리면 유죄가 되고, 여기서 버티면 무혐의가 됩니다.
지금 바로 전문가의 진단을 받으십시오.
당신의 억울한 사정을 법의 언어로 번역하고, 수사기관의 압박으로부터 당신의 일상을 지켜낼 전략을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현재 여러분의 사건 번호와 경찰의 요구 사항을 말씀해 주시면, 거짓말탐지기 대응이 필요한 상황인지 즉시 진단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