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례] 범인 자신의 도피행위 불가벌
“범인이 자신을 위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의 자백을 하게 하는 등으로 범인도피죄를 범하게 하는 행위는… (중략) 방어권의 남용으로 볼 수 없는 한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3도12079 판결
수사기관의 연락이 오면 누구나 덜컥 겁이 납니다. 사고 직후 당황해서, 혹은 처벌이 두려워서 전화를 피하거나 잠시 주거지를 옮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감은 커집니다.
"전화를 안 받은 것 때문에 죄가 더 무거워지진 않을까?"
"지금이라도 가면 구속되는 건 아닐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본인이 스스로 숨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하지만 누구와 함께, 어떻게 숨느냐에 따라 단순 피의자에서 범죄 교사범이 될 수도 있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죄명이 늘어나는 것보다, 구속 수사의 명분을 스스로 만들어준다는 점입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부분입니다. 경찰 전화를 피하거나 친구 집으로 도망가는 행위 자체는 범인도피죄로 처벌받지 않습니다. 우리 법원은 피의자가 자신의 방어를 위해 도피하는 것을 자기방어로 보아 처벌하지 않습니다.
즉, 혼자서 모텔을 전전하거나 핸드폰을 끄고 잠적하는 행위는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는 있어도, 형법상 별도의 범죄가 추가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 방어를 인간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행위로 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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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례] 범인 자신의 도피행위 불가벌
“범인이 자신을 위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의 자백을 하게 하는 등으로 범인도피죄를 범하게 하는 행위는… (중략) 방어권의 남용으로 볼 수 없는 한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3도12079 판결
아니요, 이건 매우 위험한 오해 중 하나입니다. 법원은 죄를 범한 자의 의미를 넓게 해석합니다. 아직 수사기관에 입건되지 않았더라도, 벌금형 이상의 죄를 범한 사실이 있다면 이미 법적으로는 범인에 해당합니다.
즉, 경찰 연락이 오기 전이라도 친구가 당신이 사고 친 것을 알고 숨겨줬다면 범인도피죄가 성립합니다.
“어차피 며칠 뒤에 잡혔으니 수사에 방해된 건 없잖아요.”
이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 범인도피죄는 위험범입니다. 실제로 수사를 방해했는지와 상관없이, 도피를 돕는 행위 자체가 있었다면 그 즉시 범죄가 완성됩니다.
혼자 숨는 것은 괜찮지만, 타인을 끌어들이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특히 가족이나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방어권의 남용으로 간주되면 범인도피교사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단순한 도움 요청과 수사 방해를 엄격히 구분합니다.
구분 | 행위 예시 | 처벌 가능성 |
|---|---|---|
단순 도움 | “며칠만 재워줘”, | 처벌 X |
적극 기만 | “경찰이 오면 나 여기 없다고 거짓말 해줘”, “네가 운전했다고 하자” (허위 자백) | 처벌 O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매우 위험한 도박입니다. 가족끼리는 덮어줘도 죄가 안 된다는 말을 믿고, 부모님이나 형제에게 “경찰 오면 모른다고 해줘”라고 부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때 도와준 가족은 처벌받지 않습니다. 우리 형법은 친족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가족이 범인을 위해 숨겨주거나 도피를 도운 경우 처벌하지 않는다는 특례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키거나 부탁한 당사자는 처벌받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럴 수 있죠. 피의자를 위해 가족이 수사기관에 아주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합시다. 이 때 가족은 처벌을 면제받지만 정작 당사자는 범인도피교사죄가 추가되어 형량이 훨씬 늘어납니다. 가족을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을 사건에 개입시키지 않는 것입니다.
위증죄와 범인도피교사죄는 언제, 어디서 거짓말을 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약 친구에게 부탁해 경찰 조사 때는 알리바이 조작을 시키고(범인도피교사), 나중에 법정에 나와서도 똑같이 거짓말을 하게 시켰다면(위증교사) 두 가지 죄가 모두 성립하여 가중 처벌될 수 있습니다.
구분 | 범인도피교사죄 | 위증죄 |
|---|---|---|
발생 시점 | 주로 경찰/검찰 수사 단계 | 판사 앞 재판(법정) 단계 |
핵심 조건 | 타인을 도피하게 교사 (방어권 남용) | ‘선서’ 후 기억에 반하는 진술 |
형량 | 3년 이하 징역 | 5년 이하 징역 (더 무거움) |
“그럼 범인도피죄만 아니면 계속 피해다녀도 되겠네요?”
이렇게 물으신다면, 절대 아닙니다.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구속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연락 두절과 소재 불명은 법원이 구속 영장을 발부하는 가장 강력한 사유인 도주 우려를 스스로 입증하는 꼴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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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피고인이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다.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
실무상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수차례 불응하고 연락이 닿지 않으면, 사안이 경미하더라도 “이 사람은 재판 받으러 안 오겠네”라고 판단해 체포형장이나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갇히게 되면, 방어권을 행사하기가 훨씬 힘들어지겠죠. 불리한 상황에서 재판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미 연락을 며칠째 피하고 있다면, 무작정 경찰서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체포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도망간 것이 아니라, 방어권을 행사 중이었다'는 점을 소명하고 안전하게 출석하는 전략입니다.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여 불구속 수사 가능성을 높입니다.
연락 두절 사유 소명: 공황장애, 극심한 스트레스, 와병 등 연락을 못 받은 '정당한 사유'를 진단서 등 객관적 자료로 입증합니다.
출석 의지 전달: 변호사가 수사관과 직접 통화하여 출석 일자를 조율합니다. 이는 "도주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됩니다.
영장 실질심사 방어: 만약 영장이 청구되더라도, 주거가 일정하고 가족 간 유대관계가 확실함을 주장하여 영장 기각을 유도합니다.
두려운 마음에 연락을 피하실 수 있습니다.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수사관은 그저 핑계로 듣는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나에게 가장 안전한 건, 체포영장을 들고 찾아오기 전에 준비된 상태로 먼저 문을 두드리는 것입니다.
저희 법무법인 이현은 의뢰인이 억울하게 도주범으로 몰리지 않도록, 초기 진술 정리부터 구속 방어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합니다. 더 늦기 전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불구속 상태에서 당당하게 조사를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