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독 대상]
이 글은 단순 절도가 아닌, 회사 내부 감사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회계상 문제(가공 매입, 법인카드 등)로 횡령 의심을 받고 있는 직장인 및 중간 관리자를 위한 글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회사 감사팀이나 인사팀에서 호출을 받으셨나요? "잠깐 확인만 하면 된다"는 말에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다가, 들이밀어진 회계 장부와 법인카드 내역 앞에서 머리가 하얘지셨을 겁니다.
"이거 횡령인 거 아시죠? 경찰에 넘기기 전에 사실대로 적으세요."
이 압박에 못 이겨 작성한 경위서 한 장이 당신을 전과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회사 돈 횡령은 일반적인 형사 사건과 달리, 회사 내부 절차가 선행되는 복잡한 구조를 가집니다. 오늘은 우리 법무법인이 9천만 원대 횡령 혐의를 받고도, 피의자 신문을 받지 않고 불송치(각하)로 끝낸 실제 사례를 통해, 회사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회사돈 횡령, 일반 사건과 수사 시작점이 다릅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일반 횡령죄 정보를 그대로 적용하시면 안 됩니다. 여러분이 겪고 있는 상황은 노무 이슈와 형사 이슈가 결합된 특수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선(先) 감사, 후(後) 수사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 회사의 감사팀과 인사팀이 먼저 내부 조사를 통해 증거를 수집합니다. 이때 회사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증거(최대로 부풀린 손해액)만 선별하여 고소장에 첨부합니다.
생계의 위협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대기발령, 직위해제, 해고 등 징계 절차가 동시에 진행되어 심리적으로 무너집니다.
회사의 목적
회사는 '정의 구현'보다 '피해 금액 회수'가 목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즉, 전략만 잘 세우면 고소 취하 및 불송치 가능성이 일반 사건보다 훨씬 높습니다.
[CASE] 가공세금계산서 9천만 원, 피의자 신문 없이 불송치 받은 비결
저희를 찾아오신 A씨(가명, 의뢰인)는 건설 현장 공사 과장이었습니다. 현장 상황상 급하게 써야 할 식대와 경비가 많았고, A씨는 업계 관행대로 거래처에서 가공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비자금을 조성해 현장 운영비로 사용했습니다.
회사는 이를 포착했고, "A씨가 9천만 원을 개인적으로 착복했다"며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습니다.
A씨의 위기 상황
혐의: 업무상 횡령 (피해액 약 9천만 원)
추가 리스크: 가공 세금계산서 발급은 횡령 외에도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으로 별도 처벌받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
보통 이런 경우, 대부분의 변호사는 "일단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자"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달랐습니다. 사건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조차 의뢰인에게는 불필요한 고통이라고 판단했습니다.
📌 3단계 방어 전략
팩트의 재구성: 개인 착복이 아님을 입증하라
가장 먼저 관할 경찰서에 선임계를 제출하고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고소장을 확보했습니다. 상대방이 주장하는 횡령 금액(약 9천만 원) 중 실제 입증 가능한 금액과 입증 불가능한 금액을 철저히 분리했습니다.
빠져나갈 구멍을 심다
의뢰인은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법리적 약점을 파고들었습니다. 단순히 “몰랐다”고 발뺌하는 것이 아니에요. 해당 자금이 불가피한 회사 운영 비용으로 사용될 수밖에 없었던 정황과 판례를 검토하는 거죠. 그렇게 횡령의 고의(불법영득의사)를 부정하는 논리를 세웠습니다.
주도적인 수사 모니터링과 합의
경찰의 연락만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수사관이 어떤 심증을 가지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기 전에 끝낼 수 있도록 타이밍을 조절했습니다. 동시에 법리적 우위를 바탕으로 상대방과 합의를 진행했습니다. 죄를 인정해서가 아니라, '민사적 정산'의 개념으로 접근하여 형사 처벌의 명분을 없애버린 것입니다
결과: 피의자 신문 없이 불송치 결정
이 치밀한 전략 덕분에 의뢰인은 최상의 결과를 얻었습니다.
피의자 신문 Zero: A씨는 그토록 두려워하던 경찰 조사를 단 한 번도 받지 않았습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 회사와의 합의 및 고소취하로 인해 경찰은 사건을 검찰로 넘기지 않고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최종 종결: 이후 고소인(회사)의 이의신청 없이 사건은 그대로 확정 종결되었습니다.
회사가 주장하는 피해 금액, 회계상 허수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
회사돈 횡령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액 산정입니다. 회사는 징계 명분과 합의금 확보를 위해 피해 금액을 최대로 부풀려서 고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이것이었습니다.
회사의 주장: 가공 세금계산서로 만든 돈 9천만 원이 A씨 계좌로 들어갔으니, 전액 횡령이다
변호인의 반박: 계좌에 들어온 건 맞지만, 그 돈은 개인적 착복(불법영득의사)가 아니라 현장 운영비로 재지출되었다.
저희는 회계 자료를 정밀 분석하여, 해당 자금이 회사 운영을 위해 불가피하게 쓰였다는 점을 소명했습니다. 비록 절차상의 잘못(가공 세금계산서)은 있었으나, 그것이 곧 횡령(개인적 이득)은 아님을 법리적으로 분리해낸 것이죠.
💡 TIP:
회사가 내미는 엑셀 파일, 지출 결의서 등을 절대 그대로 믿지 마세요. 실제 손해액과 회계상 손해액은 다릅니다. 이 차이를 입증하는 것이 무혐의의 지름길입니다.
합의의 기술: 형사 처벌이 아닌 민사상 정산
많은 분들이 "합의하면 죄를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묻습니다. 일반 형사 사건은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돈 횡령 사건은 다릅니다.
저희는 이 사건을 '형사적 처벌'이 아닌 '민사적 정산'의 관점으로 접근했습니다. 회사가 진짜 원하는 것은 A씨의 감옥행이 아니라 손실 보전입니다. 저희는 의뢰인의 횡령 고의성을 부인하면서도, 회사가 입은 금전적 손실에 대해서는 도의적으로 책임지겠다는 형태로 합의를 진행했습니다.
[FAQ] 회사돈 횡령, 자주 묻는 질문
감사팀의 압박이나 경찰 조사에 직면했을 때, 의뢰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과 변호사의 실전 답변을 정리했습니다.
Q1. 감사팀에서 당장 경위서를 쓰라고 하는데, 써야 하나요?
절대 성급하게 작성하지 마세요. 그 종이 한 장이 자백 증거가 됩니다. 감사팀은 사실대로 쓰면 선처해주겠다, 형식적인 절차다라고 회유하지만, 한 번 ‘제가 다 썼습니다’라고 포괄적으로 인정하면 나중에 법정에서 이를 뒤집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변호사와 상의 후 작성하겠습니다”라고 시간을 버세요. 작성이 불가피하다면 “회사 운영을 위해 불가피하게 사용했다”는 취지로 구체적 용도를 적되, 횡령, 유용 같은 단어는 절대 쓰지 마세요.
Q2. 회사가 주장하는 횡령 금액이 너무 부풀려졌어요
네, 반드시 다퉈야 합니다. 회계상 손해와 실제 손해는 다릅니다. 회사는 징계 명분과 합의금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피해액을 최대로 부풀립니다. 단순히 엑셀 파일이나 지출 결의서에 적힌 숫자를 믿지 마세요.
⚖️ 관련 판례
울산지방법원(2022고단392)은 피고인이 수사 과정에서 차액의 사용 용도를 일관되게 진술하고, 이에 부합하는 대금 산정 내역(메모 등)을 제출한 점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Q3. 억울한데 증거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금이 골든타임입니다. 회사 내부망이 차단되기 전에 확보하세요.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 이미 늦습니다. ‘회사를 위해 썼다’는 증거는 모두 회사 서버 안에 있습니다.
필수 확보 자료: 업무 지시 카톡/이메일(업무 관련성 입증), 지출 결재 서류(상사 승인 입증), 거래처 계약서 등
주의: 회사 파일을 개인 이메일로 전송하면 정보 유출이라고 역공당할 수 있습니다. 화면을 사진으로 찍거나 스크린샷을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Q4. 경찰 조사는 언제 받나요? 정말 안 받고 끝낼 수도 있나요?
네, 초기 대응만 완벽하다면요. 보통 고소장 접수 후 1~2개월 내에 출석 요구가 옵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사례처럼, 변호사가 초기에 개입하여 ‘이건 횡령이 아니라 회계상의 오해다’라는 점을 완벽히 소명하면 경찰 조사 단계까지 가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필수 전략: 경찰 출석 전 변호사와 함께 예상 질문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조사 시에는 반드시 변호사를 동석시켜 방어권을 행사하세요.
경찰 출석요구 전,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 3가지
이런 회사돈 횡령 사건에서 의뢰인분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심리적 공포감입니다. “내가 책임지면 끝날까?”, “빨리 끝내고 싶다” 이런 마음에 무심코 하는 행동들이 무혐의 사건을 유죄로 만듭니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 변호사가 가장 먼저 막아세웠던, 절대 해서는 안 될 3가지를 알려드립니다.
① 상사나 대표에게 “죄송합니다, 갚겠습니다” 문자
이 사건의 의뢰인도 처음에는 겁이 나서 "서둘러 다 책임지려 했다"고 토로했습니다. 회사 측에 사과 문자를 보내거나, 각서를 써주는 행위는 가장 강력한 자백 증거가 됩니다.
Why? 회사는 여러분의 사과 문자를 캡처해 경찰에 제출합니다. "본인이 횡령을 인정하고 변제 의사를 밝혔다"는 증거로 쓰입니다.
Action: 도의적인 미안함은 가슴에 묻어두십시오. 법적으로 "회계 절차상의 실수일 뿐, 불법 영득 의사는 없었다"는 포지션을 유지해야 합니다.
② 회사의 블러핑(bluffing) 믿기
회사는 종종 빈약한 증거를 감추기 위해 "CCTV랑 장부 다 확보했다"며 거짓 압박을 가합니다.
Why? 회사가 쥐고 있는 건 '돈이 나간 기록' 뿐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것이 '업무상 횡령'인지 '운영비 지출'인지는 입증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회사의 말에 겁먹고 미리 포기하지 마십시오.
Action: 회사의 말에 의존하지 말고, 변호사를 통해 정보공개 청구를 하여 고소장의 실제 내용을 확인한 뒤 대응해야 합니다.
③ 경찰 조사에서 “억울하다” 어필하기
경찰서는 하소연을 들어주는 곳이 아닙니다. 준비된 법리없이 가서 감정적으로 호소하면, 수사관의 유도신문에 넘어가게 됩니다.
Why? "관행이었다", "다들 그렇게 했다"는 말은 법적으로 "나도 범죄를 저질렀다"는 진술과 같습니다.
Action: 아예 피의자 신문을 받지 않도록, 조사 전에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수사 방향을 '민사 문제'나 '무혐의' 쪽으로 틀어버리는 것이 최상의 전략입니다.
회사돈 횡령 사건, 분명 두렵고 막막하실 겁니다. 의뢰인 A씨도 처음에는 "죽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전략적인 초기 대응 덕분에 경찰 조사 한 번 받지 않고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회사의 압박과 수사기관의 추궁 앞에서 홀로 떨지 마십시오. 당신의 억울함을 논리적으로 대변하고, 가장 안전한 출구로 안내할 전문가가 여기 있습니다.
지금, 나의 골든타임을 지킬 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