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서 만들었다?" 퇴사자 영업비밀 유출, 거짓말 입증하고 손해배상 받는 법
믿었던 직원의 영업비밀 유출, '손해액 입증' 못하면 한 푼도 못 받습니다.
"가족처럼 챙겨줬던 김 팀장이, 우리 기술을 들고나가 똑같은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대표님의 심정이 어떠실지, 저는 수많은 기업 소송을 진행하며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단순히 매출이 줄어드는 문제를 넘어, 믿었던 사람에게 등 뒤를 찔렸다는 배신감에 잠을 못 이루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감정적인 호소만으로는 단 1원도 받아낼 수 없습니다.
상대방은 이미 "그건 누구나 아는 정보였다", "내가 기여해서 만든 내 지식이다"라며 법적 방어 논리를 세우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 대표님께 필요한 건 분노가 아니라, 상대방의 핑계를 박살 낼 치밀한 '전략'입니다.
“우리 회사 기밀이다”라고 우긴다고 인정되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하셔야 할 일은, 유출된 정보가 법적으로 보호받는 '영업비밀'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대표님이 이 단계에서 막혀 소송을 포기합니다.
법원은 다음 3가지 기준을 매우 엄격하게 봅니다.
비공지성 (Unknown to Public): 인터넷 검색이나 업계 관행으로 쉽게 알 수 있는 정보가 아니어야 합니다. "우리 회사만의 독자적인 배합 비율, 커스터마이징 된 고객 리스트"여야 합니다.
경제적 유용성 (Economic Value): 그 정보를 사용함으로써 경쟁사보다 이득을 얻거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밀관리성 (Secrecy Management): (가장 중요) 법원이 가장 깐깐하게 보는 부분입니다. "중요하니까 조심해"라고 말로만 한 것은 소용없습니다.
문서에 '대외비' 도장을 찍었는가?
접근 권한을 제한했는가? (비밀번호 설정)
보안 서약서를 받았는가?
💡만약 보안 시스템이 미비했다면, 포기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기업 규모에 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어필해야 합니다. 저희가 맡았던 B 기업의 경우, 별도의 보안 서버는 없었지만 '중요 파일에 비밀번호를 걸고, 특정 인원에게만 공유했다'는 로그 기록을 찾아내어 비밀관리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비밀관리성 인정 받을 수 있는지 판단해보세요!
✅ 비밀 표시: 중요 문서나 파일 명에 '대외비', 'Confidential', '극비' 등의 표시가 되어 있나요?
✅ 분류 기준: 일반 정보와 핵심 영업비밀(기술, 고객명단 등)을 구분하여 별도로 관리했나요?
✅ 폐기 절차: 중요 문서나 메모를 파쇄하거나, 데이터를 영구 삭제하는 규정/절차가 있나요?
✅ 서약서 징구: 입사 시 혹은 퇴사 시, '비밀유지 서약서(NDA)'에 서명을 받았나요?
✅ 보안 교육: 정기적(최소 연 1회)으로 직원들에게 보안 교육을 실시하고, 그 기록(사진, 서명 등)을 남겼나요?
✅ 퇴사자 관리: 해당 직원이 퇴사할 때, 반납해야 할 자료 목록을 확인하고 비밀 유지 의무를 다시 한번 고지했나요?
✅ 접근 권한 제한: 담당 업무가 아닌 직원은 해당 핵심 정보에 접근할 수 없도록 권한(ID/접근 등급)을 분리했나요?
✅ 비밀번호 설정: 핵심 파일(엑셀, 도면 등)이나 PC, 서버에 비밀번호를 설정해 두었나요?
✅ 외부 유출 차단: USB 사용 금지, 개인 메일 전송 차단, 혹은 로그 기록(접속 기록)을 저장하는 시스템이 있나요?
✅ 공간 통제: 중요 자료가 보관된 곳(서버실, 연구소, 자료실)에 시건장치(잠금)나 CCTV가 설치되어 있나요? </aside>
📌 7개 이상 (안전)
진단: 법적으로 '비밀관리성'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전략: 확보해둔 보안 규정과 로그 기록을 증거로 제출하여 상대방을 강력하게 압박하십시오.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을 동시에 진행하여 합의를 유도하기 가장 좋은 상태입니다.
⚠️ 4개 ~ 6개 (주의)
진단: 일반적인 중소기업의 평균 수준이나, 상대방 변호사가 "보안이 허술했다"고 공격할 여지가 있습니다.
전략: '규모에 맞는 합리적 노력'을 입증해야 합니다. 고가의 보안 시스템은 없었지만, "대표가 수시로 구두 교육을 했다", "중요 파일은 별도 외장하드에 넣어 금고에 보관했다"는 식의 정황 증거를 보강해야 승소 확률이 올라갑니다.
🚨 3개 이하 (위험)
진단: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현재 상태로는 '영업비밀 침해'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를 '누구나 알 수 있는 정보'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전략: 포기하기엔 이릅니다. '업무상 배임'이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으로 우회 전략을 짜야 합니다.
퇴사자 영업비밀 유출 고소, 어떤 행위가 처벌 대상인가요?
"퇴사할 때 가져간 게 아니라, 머릿속에 외워가서 복원한 겁니다."
가해자들은 뻔뻔하게 이렇게 주장하곤 합니다.
"조금 바꿨으니 다른 제품이다?" → 핵심이 같으면 처벌
가해자들은 보통 디자인이나 기능을 살짝 비틉니다.
"여기는 일자가 아니라 X자 모양이니 다르다"고 우기죠. 하지만 이 역시도 처벌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가해자의 주장: 제품의 부분 마감이 다르고(X자 vs 일자), 디자인 라인 곡선도 다릅니다."
법원의 판단 :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변경할 수 있는 사소한 차이에 불과하다."
핵심 전략: 전체적인 외관(Trade Dress)과 느낌이 소비자가 보기에 "어? 이거 A사 제품 아니야?"라고 오인할 정도라면, 디테일이 달라도 처벌 대상입니다.
👉 대기업에 카피를 당했다면 부정경쟁방지법을 확인해보세요
"글자는 제가 새로 썼는데요?" → 표/도식 베끼면 처벌
제안서나 보고서를 가져간 경우, 문장을 교묘하게 바꿉니다.
가해자의 주장: "설명하는 문장은 제가 다 새로 썼습니다."
법원의 판단: "글(텍스트)은 달라도, 정보를 시각으로 표현한 '도식'과 '표'의 구조가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면 저작권 침해다."
핵심 전략: 텍스트 대조는 의미 없습니다. 우리 회사가 독창적으로 고안한 도표, 그래프, PPT 레이아웃이 상대방 자료에 어떻게 녹아있는지 '이미지'로 비교하여 제출하십시오.
기억해서 복원했다"는 상대를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단순히 "기억"을 처벌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기억만으로는 불가능한 복원"임을 입증하면 이깁니다.
전략 1: 복잡성과 구체성의 역설
"레시피의 소금 0.1g 차이, 고객사 담당자의 사적인 기호, 100페이지 분량의 소스코드... 인간의 기억력으로 이걸 오차 없이 똑같이 복원했다고요?" → 역설적으로 너무 완벽하게 똑같을수록 문서 유출(혹은 촬영)의 강력한 정황 증거가 됩니다.
전략 2: 개발 소요 시간의 비현실성
"우리 회사가 3년에 걸쳐 시행착오 끝에 만든 데이터를, 퇴사자가 설립한 지 1개월 만에 똑같이 구현했다?" → 이는 '기억'이 아니라 '데이터 도용' 없이는 불가능함을 입증하는 기술적 논리입니다.
손해는 났는데, 얼마인지 모르겠어요.
이것이 영업비밀 소송의 최대 난제입니다.
"저들이 우리 기술을 훔쳐 가서 미래에 벌어들일 수익이 100억입니다!"라고 주장해도, 법원은 "증거가 없다"며 기각할 수 있습니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손해를 입증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때 손해액 추정 규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 14조의2 ② 부정경쟁행위, 제3조의2제1항이나 제2항을 위반한 행위 또는 영업비밀 침해행위로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당한 자가 제5조 또는 제11조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한 자가 그 침해행위에 의하여 이익을 받은 것이 있으면 그 이익액을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당한 자의 손해액으로 추정한다.
"우리의 손해를 입증하는 대신, 저들의 이익을 뺏어옵시다."
침해자의 이익액 기준: 상대방이 훔친 기술로 올린 매출에서 비용을 뺀 '한계이익' 전액을 청구합니다.
통상 사용료 상당액: 만약 그들이 정당하게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면 지불했어야 할 로열티(기술 사용료)를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손해배상의 예정: 계약서가 있을 시 입사 시 작성한 근로계약서나 보안서약서에 "위반 시 위약벌로 O억 원을 배상한다"는 조항이 있다면, 복잡한 입증 없이 그 금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심증을 물증으로 바꾸는 골든타임
가해자들은 "기억했다", "오픈 소스다", "흔한 디자인이다"라고 빠져나갈 구멍을 미리 파놓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비밀을 지키기 위한 회사의 노력'이 있었는지를 가장 먼저 봅니다.
지금 대표님이 하셔야 할 일은 가해자와 말씨름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훔쳐 간 정보가 얼마나 철저히 관리되던 비밀이었는지'를 증명할 자료를 모으는 것입니다.
영업비밀 침해 사건은 속도전입니다.
대표님이 망설이는 이 순간에도, 상대방은 훔쳐간 데이터를 변조하거나 서버 기록을 삭제하고 있습니다.
증거가 인멸되면, 아무리 억울해도 패소합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 조치는 두 가지입니다.
증거보전 신청 및 디지털 포렌식: 퇴사자의 PC와 이메일 로그를 확보하여 유출 흔적을 박제해야 합니다.
전직금지 및 침해금지 가처분: 본안 소송(1~2년 소요) 판결이 나오기 전에, 당장 상대방이 영업을 못 하게 막아야 합니다.
"설마" 하다가 회사의 존폐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수익을 은닉하기 전, 가처분 신청부터 손해배상 청구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전략이 필요하시다면 지금 바로 전문가와 상의하십시오.
의뢰인의 잃어버린 권리와 시장을 되찾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