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건조물방화미수, 순간의 화가 부른 위험한 결과
가족이나 연인, 배우자와 다투다 보면 이성을 잃을 만큼 화가 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홧김에 "다 태워버리겠다"는 거친 말이 오가기도 하죠. 하지만 이 말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집니다.
단순히 물건을 태우는 것과 사람이 살고 있는 집에 불을 지르려 한 것은 법적인 무게가 전혀 다릅니다. 현주건조물방화미수는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에 불을 놓아 태우려다 미수에 그친 범죄를 말합니다. 비록 불이 크게 번지지 않았더라도, 사람의 생명과 재산에 막대한 위험을 초래할 뻔했다는 점에서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를 매우 엄중하게 다룹니다.
그렇다면 홧김에 저지른 실수가 실제로 어떤 법적 결과를 초래하게 될까요? 저희 법무법인 이현에서 직접 수행했던 의뢰인의 사례를 통해 그 과정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7년 만의 체포, 그리고 찾아온 구속 위기
이야기는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전 남편과 이혼 후에도 자녀 문제로 동거 중이던 의뢰인 A씨는 외박 문제로 남편과 격한 말다툼을 벌였습니다. 감정이 격해진 A씨는 주방에 있던 컵과 화분 등을 바닥에 던지며 화를 표출했죠.
분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A씨는 "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소리치며 인덕션 위에 나무젓가락 20여 개와 마른행주를 올려놓고 전원을 켰습니다. 곧이어 연기가 피어오르고 불꽃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야 정신이 든 A씨는 겁을 먹고 급히 프라이팬으로 불을 덮어 껐습니다. 다행히 큰 화재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이는 명백한 방화 시도였습니다.
사건 직후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A씨는 이후 이사를 다니며 거주지가 불분명해졌고, 본인이 기소되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7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2024년, 소재가 파악되면서 갑작스럽게 체포되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7년 전의 행동이 현재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결정적 양형 사유, '중지미수'를 입증하라
A씨의 가족들은 다급하게 저희 법무법인 이현을 찾아왔습니다. 7년 전 사건이라 기억이 흐릿할 수 있었지만, 기록을 검토한 저희 변호인단은 이 사건의 핵심이 자의에 의한 중지에 있다는 것을 간파했습니다.
현주건조물방화죄는 법정형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중범죄입니다. 하지만 A씨의 경우, 불을 지르려 했으나 스스로 겁을 먹고 불을 껐다는 점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법적으로 범죄의 실행에 착수했으나 자의로 이를 중지하거나 결과 발생을 방지한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중지미수 규정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바로 껐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시 상황이 누군가의 만류나 외부 요인이 아니라, 오로지 피고인의 자발적인 의지로 멈췄다는 사실을 법리적으로 입증해야 했습니다.
집행유예를 이끌어낸 이현의 조력
저희는 즉시 A씨를 접견하여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했고, 다음과 같은 전략으로 재판부를 설득했습니다.
즉각적인 자백과 반성: A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구치소에서 매일 반성문을 작성하며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피해자와의 합의: 방화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용서입니다. 저희는 피해자인 전 남편과 지속적으로 소통하여 원만히 합의를 이끌어냈고, 처벌불원서를 받아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자발적 소화 (중지미수 주장): A씨가 불꽃을 보자마자 스스로 프라이팬을 덮어 불을 껐다는 점을 강조하여, 실제 피해가 매우 경미하고 위험성이 제거되었음을 적극적으로 피력했습니다.
가족들의 탄원: 현재 사실혼 배우자와 언니 등 가족들이 A씨의 선처를 간절히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하며 사회적 유대관계를 증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자칫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었으나,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점, 스스로 불을 꺼 피해가 경미한 점,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은 점" 등을 고려하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7년 전의 사건으로 실형을 살 뻔했던 A씨는 이현의 조력 덕분에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나는데도 처벌받나요?
A. 네, 그렇습니다. 최근 법원은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 주장을 매우 엄격하게 판단하는 추세입니다. 단순히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비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불이 옮겨붙지 않고 그을리기만 해도 방화인가요?
A. 네, 현주건조물방화미수에 해당합니다. 건조물 자체에 불이 붙지 않았더라도, 불을 놓는 행위(실행의 착수)가 있었고 이를 통해 건조물을 태울 위험이 발생했다면 미수범으로 처벌받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무조건 집행유예가 나오나요?
A. 합의는 매우 중요한 감형 요소이지만, 합의만으로 집행유예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범행의 동기, 재범 위험성,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중지미수 여부 등 다양한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변론해야 합니다.
변호사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순간
"그냥 홧김에 그런 건데 판사님이 봐주시겠지"라고 생각하신다면 오산입니다. 방화 사건은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로 간주되어 초범이라도 실형 선고 비율이 높습니다.
특히 이번 사례처럼 미수에 그친 경우, 이것이 상황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멈춘 장애미수인지, 스스로 멈춘 중지미수인지를 법리적으로 다투는 것이 형량을 결정짓는 핵심이 됩니다. 일반인이 홀로 이 미묘한 법적 차이를 입증하고 재판부를 설득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수사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와 함께 당시 상황을 복기하고, 유리한 증거를 수집하여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응해야만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습니다.
막연한 두려움 대신 전략을 선택하세요
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7년 만에 구속된 A씨 역시 그 공포 속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처럼, 포기하지 않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대응했기에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법무법인 이현은 의뢰인의 억울함과 간절함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지금 방화 관련 혐의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법률 전문가와 상의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