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불참, 애매한 사유로 경찰조사를 앞두고 계신 분들께
솔직히 말씀드리면, 경찰 수사관님은 여러분의 억울한 사정을 진득하게 들어줄 시간이 없습니다.
갑자기 날아온 예비군법 위반 경찰 출석 요구서를 받고 많이 당황하셨을 겁니다.
속으로 이런저런 변명거리를 생각하고 계시겠죠.
"아침에 진짜 배가 너무 아파서 화장실에서 나올 수가 없었어요. 근데 당장 응급실 갈 정도는 아니라서 다음 날 동네 내과를 갔거든요."
"제가 프리랜서인데, 그날 아침에 클라이언트가 당장 수정 안 해주면 계약 파기하겠다고 난리를 쳐서 도저히 갈 수가 없었습니다."
"전날 진짜 지독한 몸살기운이 있어서 약 먹고 쓰러졌는데, 알람을 못 듣고 늦잠을 자버렸어요."
여러분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겁니다.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법률 전문가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대로 경찰서에 가서 있는 그대로 말씀하시면, 기소되어 벌금형을 받고 나올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예비군법 위반이 초래할 실제 '비용'과 '리스크', 그리고 애매한 사유를 뚫고 나갈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차근차근 짚어드리겠습니다.
예비군 불참 벌금과 과태료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민방위 불참(과태료)과 예비군 불참을 혼동하십니다.
예비군과 민방위의 차이
주차 위반 딱지처럼 돈만 내면 기록이 사라지는 행정처분(과태료)과 달리, 예비군 2차 보충훈련이나 동원훈련 무단불참은 관할 경찰서 수사 → 검찰 송치 → 형사재판으로 이어지는 명백한 범죄 행위입니다.
실제 부과되는 벌금: 보통 5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로 나옵니다.
숨겨진 진짜 비용 (리스크)
벌금을 낸다는 것은 징역형만 피했을 뿐, 범죄경력자회보서에 기록이 남는 전과를 의미합니다.
취업, 이직, 공무원 임용, 심지어 해외 출장(비자 발급) 시 치명적인 결격 사유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당장 눈앞의 100만 원이 문제가 아니라, 여러분의 커리어 전체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는 중대한 위기상황입니다.
구분 | 민방위 불참 | 예비군 불참 |
법적 성격 | 행정 처분 (전과 안 남음) | 형사 처벌 (전과 남음) |
부과 명칭 | 과태료 | 벌금 (경우에 따라 징역형도 가능) |
비용 / 처벌 수위 | 기본 10만 원 (사정에 따라 감경 가능, 최대 30만 원 이하) | 보통 50만 원 ~ 200만 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 |
처리 기관 | 읍/면/동 주민센터 (지방자치단체) | 경찰서 (수사) → 검찰 (기소) → 법원 (판결) |
기록 남는 여부 | 전혀 안 남음 (납부 시 종결) | 범죄경력조회(전과기록)에 평생 남음 |
해결 방법 | 기한 내 과태료 납부 (사유 소명 시 감경 신청) | 경찰 조사 단계에서 정당한 사유 입증 또는 선처(기소유예) 주장 |
예비군 기본훈련 1차 불참 등은 단순 연기로 처리되지만, 동원훈련이나 일반훈련 2차 보충을 무단으로 불참한 순간 곧바로 경찰 고발 조치가 들어갑니다.
예비군 연기신청 애매한 사유가 통하지 않는 이유
예비군법상 처벌을 피하려면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이 인정하는 정당한 사유의 허들은 생각보다 매우 높습니다.
경찰관은 하루에도 수십 명의 예비군 기피자들을 조사합니다.
"아팠다", "급한 일이 있었다"는 말은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듣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당일 훈련 시간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서류입니다.
흔히 하는 실수 패턴
의뢰인: "제가 그날 아침에 장염이 너무 심해서 못 갔습니다." 수사관: "당일 진단서나 응급실 기록 있습니까?" 의뢰인: "아니요, 너무 아파서 일단 집에서 쉬다가 다음 날 병원에 갔는데요..." 수사관: "네, 당일 기록 없으시면 정당한 사유로 인정 안 됩니다.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겠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아주 명백한 사유(교통사고 입원, 직계가족상 등)가 아니라면, 100% 튕겨 나갑니다.
정당한 사유의 의미
수사기관과 법원이 훈련 불참을 무죄로 인정해 주는, 이른바 '정당한 사유'의 법적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냉정하게 본인의 상황이 이 중 하나에 완벽하게 들어맞는지, 그리고 증빙 서류가 있는지 대조해 보십시오.
구분 | 인정되는 구체적 상황 (요건) | 반드시 필요한 증빙 서류 |
1. 질병/장애 | 입원 중이거나 거동 불가, 3주 이상 치료 요망, 전염병 등 | 의료기관 발행 진단서 |
2. 관혼상제 | 본인 결혼(전후 14일), 형제자매 결혼(전후 1일), 직계가족 사망(7일 내) | 청첩장, 예식장 계약서, 사망확인서, 가족관계증명서 |
3. 재난/사고 | 천재지변이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수습 중인 경우 | 지자체장 발행 사실확인서, 사고 증명서 등 |
4. 시험 응시 | 수능, 대학(원) 입시, 공무원/자격증 시험 (전입기간 중 횟수 제한 있음) | 수험표, 응시원서 접수증, 학원 재원 확인서 등 |
5. 주요업무 | 대체 불가능한 업무, 주요 프로젝트 수행 (연 2회 제한) | 주요업무수행 확인서, 재직증명서, 프로젝트 관련 증빙 |
6. 저소득/생계 | 하루라도 결근 시 실직 우려, 저소득층 생계 지장 인정자 | 고용주 발행 확인서, 주민등록표, 저소득 증명서 |
7. 출산/육아 | 배우자 출산(전후 30일), 난임치료(시험관), 육아휴직 기간 등 | 진단서, 가족관계증명서, 휴직증명서 |
8. 기타 | 재판 출석, 구속/수감, 농·어업 종사 농번기 등 | 출석요구서, 수용증명서, 후계농업인 확인서 등 |
예비군 불참 빨간줄 어떻게 뒤집을까요?
그렇다면 진단서가 없거나 사유가 애매하면 무조건 전과자가 되어야 할까요? 아닙니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법률 싸움이자, 변호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저희 사무실에 오시면 저는 여러분의 장황한 하소연을 다음과 같이 해체하고 조립합니다.
목표 설정
가장 급한 일정이 언제인지(경찰 출석 요구일을 언제로 조율해 두었는지) 확인합니다.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무죄 주장이 무리라면, 기소유예 (죄는 인정되나 억울한 사정을 참작해 전과를 남기지 않고 선처해 주는 것)를 받아내는 것으로 정렬합니다.
사실관계 검토
훈련기간의 타임라인을 분 단위로 쪼갭니다. 당일 병원을 안 갔나요? 괜찮습니다. 다른 '간접 증거'를 털어봅니다.
당일 아침 회사 동료나 상사에게 "저 오늘 장염이라 연차 쓰겠습니다"라고 보낸 카톡 내역이 있나요?
약국에서 지사제나 진통제를 결제한 카드 내역은요?
배달 어플로 본죽 등 환자식을 시켜 먹은 영수증이 있나요?
(프리랜서의 경우) 당일 아침 클라이언트와 다급하게 주고받은 이메일 타임스탬프나 메신저 로그가 있나요?
법률검토
모아진 간접 증거들을 바탕으로 법리적 의견서를 작성합니다.
단순한 '변명'이 아니라, "비록 예비군법에 적시된 완벽한 면제 요건은 갖추지 못했으나, 피의자의 당시 정황과 제출된 간접 증거(카톡, 결제 내역, 지인의 탄원서 등)를 종합할 때 훈련에 참석하기 극히 곤란한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음이 인정되므로 기소유예의 선처를 바란다"는 논리로 검사를 설득할 수 있습니다.
예비군 무단불참 2회 이상이라면?
수사관의 전화를 받으셨다면, 당황하지 마시고 다음 지침을 따라주세요.
❌ 지금 당장 하지 말아야 할 것 (절대 금지)
위조된 진단서나 허위 서류 제출: 예비군법 위반을 피하려다 '공문서/사문서 위조죄'가 추가되어 진짜 실형(징역)을 살 수 있습니다. 절대 안 됩니다.
경찰 조사 무단 불출석: 체포영장이 발부될 수 있습니다. 조사는 받되 일정을 미루세요.
수사관에게 감정적으로 화내거나 따지기: 반성하지 않는 태도는 최악의 양형 사유입니다.
✅ 오늘~48시간 내 해야 할 것
증거 수집: 그날의 상황을 간접적으로라도 입증할 수 있는 모든 흔적(카톡, 통화기록, 교통카드 내역, 영수증, 이메일 등)을 캡처해 두세요.
경찰 출석 일정 조율: "개인적인 일정이 있어 변호사 상담 후 다음 주중으로 출석하고 싶다"며 시간을 버세요.
현재 여러분의 사연이 법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수준의 애매함인지, 아니면 정말 치명적인 상황인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우실 겁니다.
불리한 사실이라도 숨기지 말고 저희에게 털어놓아 보세요.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기 전, 딱 한 번만이라도 좋습니다.
여러분이 가진 그 파편화된 사실들을 어떻게 유의미한 방어구로 만들어낼 수 있는지 명확한 플랜을 제시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