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믿으세요." 의심할 수 없었던 제안
성실하게 일해도 목돈을 모으기 어려운 요즘, 솔깃한 투자 제안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입니다. 저희를 찾아오신 의뢰인 A씨의 사연도 그랬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리던 A씨는 손님으로 온 장 씨를 알게 되었습니다. 장 씨는 자신을 회장이라 칭하며 엄청난 재력을 과시했죠. 그는 A씨의 사정을 듣고는 "돈을 빌려주면 투자해서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 "이제 가게에 나올 필요도 없게 해주겠다"며 호언장담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기술은 치밀했습니다. 처음 A씨가 반신반의하며 350만 원을 보내자, 장 씨는 불과 1시간 만에 수익금이라며 500만 원을 되돌려주었습니다. 이른바 미끼를 던져 신뢰를 쌓은 것입니다.
눈앞에서 돈이 불어나는 것을 본 A씨는 결국 대출까지 받아 총 1,800만 원을 장 씨가 지정한 제3자의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매월 10일에 천만 원씩 주겠다는 약속을 철석같이 믿으면서 말이죠.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돈이 입금되자 장 씨의 태도는 돌변했죠. 약속한 날짜가 지나도 돈은 들어오지 않았고, 전화는 받지 않은 채 미안하다는 짧은 문자만 남길 뿐이었습니다. 나중에는 그마저도 끊겨버렸습니다.
카톡방 나가기,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실수일까요?
"변호사님, 사실 제가..."
상담을 진행하며 A씨는 어렵게 입을 열었습니다. 사실 A씨는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저녁에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겸업금지 조항이 문제가 될까봐 두려워 장 씨와 나눈 대화 내용을 대부분 삭제한 상태였습니다.
투자사기 피해구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망행위, 즉 속임수를 입증하는 것입니다. "원금을 보장하겠다", "무조건 수익이 난다" 같은 대화 내용이 핵심 증거가 되는데 이 내용이 담긴 휴대폰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던 겁니다. 차용증이나 투자 계약서도 없었습니다.
남은 건 은행 이체 내역뿐이었습니다. 상대방이 "빌린 게 아니라 투자를 받은 거고, 투자는 원래 손실 위험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면 빠져나갈 구멍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A씨는 사기꾼을 처벌하는 것보다 당장 대출 빚을 갚기 위해 원금을 돌려받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했습니다.
증거는 부족하고 마음은 급한 상황, 과연 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었을까요?
처벌보다 회수에 집중한 형사 고소 전략
저희 법무법인 이현은 즉시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증거가 부족하다고 해서 범죄 사실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직접적인 대화록 대신 정황 증거를 파고들었습니다.
첫째, 비상식적인 거래 흐름을 강조했습니다. 아무리 투자를 한다 해도 일면식도 없는 제3자의 계좌로 1,800만 원이라는 거금을 보낼 이유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장 씨뿐만 아니라 계좌를 빌려준 사람까지 공범 내지 방조범으로 함께 고소하여 심리적 압박을 극대화했습니다.
둘째, 폰지 사기(돌려막기)의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장 씨가 A씨에게 350만 원을 받고 500만 원을 돌려준 행위 자체가 전형적인 미끼 수법이며, 애초에 변제 능력 없이 돈을 편취하려는 고의가 있었음을 법리적으로 주장했습니다.
고소장의 표면적인 취지는 피고소인들의 엄벌이었지만, 실질적인 메시지는 합의하고 돈을 돌려주면 고소를 취하해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수사가 시작되고 경찰의 출석 요구가 이어지자, 압박을 느낀 가해자 측에서 먼저 손을 내밀었습니다. 연락조차 안 되던 그들이 합의를 요청해온 것입니다.
결국 고소장을 제출한 지 약 한 달 반 만에, A씨는 피해 금액 전액을 돌려받았고 원만히 합의하여 고소를 취하해주었습니다. 증거가 부족해 포기할 뻔했던 1,800만 원이 다시 A씨의 통장으로 돌아온 순간이었습니다.
투자사기 피해구제, 변호사가 필요한 결정적 이유
많은 분이 경찰에 신고하면 경찰이 돈을 받아주겠지라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수사기관의 목적은 범인의 처벌이지 피해자의 돈 회수가 아닙니다.
사기꾼들은 감옥에 갈 각오를 하고 돈을 빼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몸으로 때우겠다"라고 나오면 돈을 받을 길이 막막해집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변호사의 협상력과 타이밍입니다.
이번 사건처럼 가해자가 수사 초기 단계에서 심리적 압박을 느낄 때 변호사가 개입하여 형사 처벌을 피하고 싶으면 돈을 돌려달라는 식의 합의를 유도하는 것이 투자사기 피해구제의 핵심입니다. 혼자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다가 이 골든타임을 놓치면 가해자는 재산을 은닉하고 잠적해버릴 수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사기 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이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가해자들도 이를 알기에 유능한 변호사가 법리적으로 압박해 들어오면 형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다 삭제되었는데 고소가 가능한가요?
A. 네, 가능합니다. 이번 사례처럼 이체 내역, 통화 기록, 주변 정황 등을 종합하여 사기 고의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직접 증거가 없을수록 고소장의 법리적 구성이 중요하므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적입니다.
Q. 사기꾼이 돈이 없다고 버티면 어떡하나요?
A. 가해자 본인 명의의 재산이 없다면 이번 사건처럼 계좌를 빌려준 공범(대포통장 명의자)을 함께 압박하거나 가해자의 은닉 재산을 추적하여 가압류를 진행하는 등 다각도의 압박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Q. 변호사 선임 비용이 부담스러운데 꼭 선임해야 하나요?
A. 피해 금액이 소액이거나 증거가 명백하다면 홀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액이 크고 증거가 불분명하다면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회수 확률을 높이는 길입니다.
망설이는 시간에도 돈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투자사기를 당했을 때 가장 큰 적은 자책과 망설임입니다. 바보같이 속았다는 자책감에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사기꾼은 피해자분의 소중한 돈을 세탁하고 숨기고 있습니다.
이번 A씨의 사례에서 보셨듯 불리한 상황에서도 정확한 법리 검토와 신속한 조치가 따른다면 투자사기 피해구제는 불가능한 꿈이 아닙니다. 내 돈을 찾을 권리,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지금 바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여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