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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고 도어락 뜯었다가 재물손괴 기소유예 받은 후기

술김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재물손괴. 양형 싸움에 집중하여 기소유예를 받아낸 실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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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YUN
Apr 23, 2026
술 먹고 도어락 뜯었다가 재물손괴 기소유예 받은 후기
Contents
막차에서 잠든 게 시작이었다직원과의 마찰, 그리고 출동한 경찰 4명새벽 1시, 도어락을 뜯다양형 싸움에 집중했다결과는 기소유예

본 사례는 저희 이현에서 직접 수임하여 처리한 사건으로, 의뢰인 특정 방지를 위해 일부 각색되었습니다. 재물손괴로 기소유예를 받은 의뢰인을 P라고 칭하겠습니다.

막차에서 잠든 게 시작이었다

P는 50대 회사원이다.

한 분야에서 30년 가까이 일했고 큰 사고 없이 살아왔다. 본인 표현을 빌리자면 ‘평생 뭐 하나 어기고 살아본 적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 P에게 그날의 회식은 평소보다 길었다.

밤 11시가 넘어서야 사당역에서 2호선을 탔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졸음이 쏟아졌다. 잠실역에서 내렸어야 했지만 눈을 떴을 땐 이미 열차가 멈춰 있었고, 차내 안내방송도 끝나 있었다.

'여기가 어디지.'

종착역인 성수역이었다.

직원과의 마찰, 그리고 출동한 경찰 4명

역무원이 다가와 하차를 요구했고 P는 알겠다고 답했다. 거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는데, 술기운에 피곤이 겹친 P는 역무원의 말투가 강압적으로 느껴져 항의를 시작했고, 역무원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경찰은 귀가를 권유했지만 P는 귀가하기보다 자기 입장을 설명하려 했다. 술기운에 밀려 감정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던 탓이다.

경찰을 밀치는 남성의 모습 일러스트

그러다 4명의 경찰관이 주변을 둘러싸자 위압감이 들었고, 순간적으로 경찰관을 밀치는 행동을 하고 말았다.

결과는 음주소란 범칙금 5만 원

거기서 끝났어야 했지만, P는 범칙금 처분이 억울하다고 느꼈고 항의 과정에서 욕설까지 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즉결심판에 회부됐다(이 건은 이후 즉결심판에 출석하여 벌금 10만 원으로 처분되었다).

여기까지가 자정 무렵의 일이다.

새벽 1시, 도어락을 뜯다

화가 풀리지 않은 P는 집으로 가지 않고 역사에 남았다. 새벽 0시에서 1시 사이, 역사 폐쇄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통유리문이 닫힌 안쪽으로 처음 시비가 붙었던 그 역무원이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저 사람한테 한마디만 해야겠다.'

따라 들어가려 했지만 문은 이미 잠겨 있었다. 잠긴 통유리문 앞에 선 P는 손을 뻗어 도어락을 뜯기 시작했고, 그렇게 키패드들이 떨어져 나갔다.

P는 훗날 반성문에서 그 순간을 이렇게 적었다. ‘술기운과 억울함, 분노가 뒤섞인 상태에서 도어락 키패드를 손으로 뜯어냈습니다.’

P가 적은 반성문
P의 반성문 중

CCTV에 모든 것이 찍힌 그날의 행위는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에 해당했고, 서울교통공사를 피해자로 하여 사건이 입건되었다.

양형 싸움에 집중했다

P가 우리에게 찾아왔을 때는 이미 경찰 조사를 마치고 검찰로 사건이 송치된 상태였다. CCTV에 모든 행위가 찍혀 있었고 P도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었으므로, 사실관계를 다툴 여지는 없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검사가 기소유예 처분을 내릴 만한 사정을 정리해 보여주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두 가지 작업을 동시에 진행했다.

첫째, 피해 회복이다.

재물손괴는 피해 금액 자체가 크지 않더라도, 피해 변상과 합의 여부가 처분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P와 함께 서울교통공사 측과 접촉하여 도어락 교체비 전액을 변제하도록 했고,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를 받아냈다.

둘째, 우발성과 반성 정도를 입증할 자료다.

단순 손괴라 하더라도 검찰은 행위의 계획성, 음주 정도, 재범 가능성, 평소 품행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

우발성과 반성 정도를 입증하는 자료들을 의뢰인에게 보여주는 변호사의 모습 일러스트

우리는 변호인의견서에 다음 사항을 정리해 담았다.

  • 사전 계획이나 확정적 고의가 아닌, 음주로 인한 판단력 저하 상태에서의 우발적 범행이라는 점

  • 수사 초기부터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자필 반성문을 통해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는 점

  • 피해자와 합의 완료, 처벌불원서 확보

  • 수십년간 형사 전과 없이 성실하게 살아온 사회 구성원이라는 점

결과는 기소유예

이러한 노력이 받아들여져, 검찰은 P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되지만 정상을 참작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으로, 재판으로 가지 않으므로 벌금형 등의 형사처벌 기록이 남지 않는다.

재물손괴 기소유예 처분결과증명서

막차에서 잠든 순간부터 도어락 키패드가 떨어져 나가기까지, 그 사이에 흐른 시간은 두 시간 남짓이었다. 그 두 시간 동안 P 앞에는 멈출 수 있는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종착역에서 역무원에게 그냥 알겠다고 답하고 나갔거나, 경찰의 귀가 권유에 응했거나, 욕설 대신 자리를 떴거나. 어느 한 번이라도 그렇게 했다면 형사 입건은 없었을 것이다. 음주 후의 우발 범행은 그렇게 가까운 곳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사건은 사실관계를 다툴 여지가 거의 없는 채로 검찰까지 간다.

사건 직후의 며칠을 어떻게 쓰는지가 처분을 가르는 만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변호사에게 빠르게 연락해보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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